얼렁뚱땅 연출 강의2013. 1. 16. 02:54

드라마와 함께하는 얼렁뚱땅 연출 강의 제 4강!

 

지난 강의에서는 기본 바스트샷(BS), 타이트 바스트샷(TB), 클로즈업 바스트샷(CS)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 강의에서는 이의 응용편으로 프로필 바스트에 대해 알아볼게요.

 

자, 우선 프로필이란 말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씁니다만,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의 '옆모습'을 잡을 때 쓰는 말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도 아래와 같고요.

 

<네이버사전>
profile
미국식 [|proʊfaɪl] 발음듣기 영국식 [|prəʊfaɪl] 발음듣기 예문보기
1. 옆얼굴(의 윤곽), (얼굴의) 옆모습  

 

드라마를 보다보면 배우의 옆모습을 잡는 샷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런 프로필 샷은 어떤 때 쓰는 걸까요?

 

일반적인 바스트샷은 배우의 정면에서 살짝 비스듬히 잡은 샷들입니다. 아래의 그림처럼요.

 

 

 

그런데 가끔가다 아예 배우의 옆모습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말이죠.

 

 

 

자, 어떤 경우일까요?

 

 

쉬운 설명을 위해 다들 아시는 유명한 <해를 품은 달>의 수수께끼 풀이 씬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훤에게 주어진 수수께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Q: 세상 만물을 한순간에 밝힐 수도 있으며
세상 만물을 한순간에 어둡게도 할 수 있는 것은?

 

이 수수께끼를 풀이하는 대목에서의 대본을 한번 볼까요? 

 

 
이훤(여진구) : 정답은 바로 군주의 정치가 아니겠느냐


허염(시완) : 송구하오나 소신이 가진 답과 다르옵니다

 

이훤 : 방금 뭐라하였느냐. 정답이 아니라 하였느냐

허염 : 그러하옵니다

 

이훤 : 허면, 정답이 무엇이란 말이냐

허염 : 답은, 답은 눈꺼풀이옵니다.

 

 

이 대본에서 프로필 바스트가 들어가는 부분은

이훤의 대사 "허면, 정답이 무엇이란 말이냐"란 부분입니다.

 

대충 아시겠죠? 즉, 대사씬에서 긴장이 최고조로 올라갔을 때, 강렬한 느낌을 줘야할 대목에서 프로필 바스트샷이 나오는거죠.

 

단조로운 일반적인 바스트샷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배우의 옆모습을 보여주는 프로필 바스트의 느낌은 꽤 강렬합니다.

 

정리하는 차원에서 아래의 표로 볼까요?

 

 이훤 : 정답은 바로 군주의 정치가 아니겠느냐

BS - 바스트샷

 

 

 허염 : 송구하오나 소신이 가진 답과 다르옵니다

 BS - 바스트샷

 

 

 이훤 : 방금 뭐라하였느냐. 정답이 아니라 하였느냐

 TB - 타이트 바스트 

 

 

 허염 : 그러하옵니다

 TB - 타이트 바스트

 

 

 이훤 : 허면, 정답이 무엇이란 말이냐

 프로필 바스트

 

 

 허염 : 답은, 답은 눈꺼풀이옵니다.

 프로필 바스트

 

 

 

 

자, 정리할게요!!!!!!!!!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핵심적인 대목의 대사에서는 배우의 옆모습 바스트를 찍어서 임팩트를 주자!!!

 

바스트 -> 더 타이트한 바스트 -> 프로필 바스트 -> 더 타이트한 프로필

 

단계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가자!!!!!!!!!!!!!

 

 

Posted by TTAsoon
얼렁뚱땅 연출 강의2012. 12. 26. 03:53

드라마와 함께하는 얼렁뚱땅 연출 강의 제 4강!


제 4강에서 다룰 내용은 바스트샷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바스트샷은 가슴 정도 윗선으로 인물의 얼굴을 잡는 샷이지요. 

뭐 대략 이런 정도입니다.

영상매체에서 바스트샷은 너무 너무 중요하죠. 

중요한 대사 전달, 배우 감정 전달을 위한 가장 필요한 샷입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바스트샷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드라마는 바스트를 어떻게 찍느냐가 좌우한다는 얘기도 있죠)

영화 스크린이야 매우매우 크니깐 저것보다 더 넓은 사이즈로 사람을 찍어도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TV화면은 훨씬 작죠. (그리고 과거 대형 TV가 나오기전 14-15인치 TV에서는 화질도 안좋기 때문에 사람 얼굴을 잡는 바스트샷이 없이는 누가누군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TV드라마에선 웬만하면 바스트샷을 꼭 잡도록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TV드라마에서의 바스트샷은 영상문법 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타이트하단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청담동 앨리스>를 볼까요?

<BS> 바스트샷


<BS> 바스트샷


문법적으로 정의되는 바스트샷보다는 살짝 더 사람 얼굴이 확대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인물의 가슴선보다는 조금 더 위에서 화면이 잘리고, 인물의 어깨가 살짝 나오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사이즈가 청담동 앨리스의 표준적인 바스트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드라마를 촬영하기 전에, 연출자와 촬영감독 간에 논의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우리 드라마의 바스트샷의 사이즈는 이 정도로 하자'고 말입니다. 


자, 여기서 인물의 감정이 더 폭발하는 대목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네, 인물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 바스트샷을 더 타이트하게 잡습니다. 타이트 바스트샷이라고도 하죠.

아래 그림을 볼까요? 같은 씬에서의 바스트 샷인데 훨씬 더 타이트하게 잡았습니다.


<TBS> 타이트 바스트샷

<TBS> 타이트 바스트샷


아래 그림을 볼까요? 같은 씬에서의 바스트 샷인데 훨씬 더 타이트하게 잡았습니다. 인물의 머리가 살짝 잘리고, 어깨보다 위에서 화면이 잘립니다. 얼굴이 더 확대되어 나오죠. 

이는 감정이 더 터져나오는 순간에 인물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는 경우입니다.

대본을 참고해볼까요?

<이미 헤어지자는 문제로 싸우던 중>


세경(문근영) :  디자이너로 택도 없다는 소리 들으면서 왜 다녀야 되나 싶은데.. 그만 둘 수 없다는 거야. 지금 그만두면 또 언제 취업하나 싶어서.

----여기까지 BS----

----아래부터 TBS----

소인찬(남궁민) :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만나 제발

세경 : 야 소인찬. 너 그 소리 다시 안하기로 했다

소인찬 : 니가 왜 형편없어? 

<이하 생략>


위에서는 늘상 싸우던 문제로 싸웁니다. 배우들의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큰 문제로 싸운단 느낌은 덜하다는 거였죠.

그런데 소인찬의 대사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 만나 제발"에서부터 싸움의 제 2라운드가 펼쳐집니다. 더 솔직하고 더 뜨거운 감정이 터져나오죠. 그냥 싸우는 대화가 아닙니다. 

1라운드가 '헤어지자' '나도 힘든데 너까지 왜이래' '지금 내 사정이 어떤 줄 알아?' 였다면
2라운드는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 만나 제발'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가?' '우리 둘이 결혼해봤자 미래가 없다' '우리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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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감정이 더 폭발할 때는요? 네- 화면이 더 타이트하게 들어가면 됩니다. 보통 클로즈업 바스트샷 (CS)이라고도 하는데, 뭐 어떻게 표현해도 상관없습니다. 타이트 바스트보다 더 타이트하게요! 이렇게 표현해도 됩니다. 아래 화면을 볼까요?

<CS>

화면의 윗선은 인물의 이마를 자르고 있고요, 아래선은 거의 인물의 목에 걸려있습니다. 

목걸이 보증서를 잊어버리고 인간적인 모욕까지 받은 세경이가 너무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남자친구 소인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헤어지자는 얘기를 듣는 대목이지요. 여기서 세경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세경 : (눈물을 흘리며) 그래. 알았어. 그만하자. 그렇게 원하면 그만하자고.


자. 정리할게요.

인물의 대사와 감정을 전달하는 핵심은 바스트샷입니다.

감정을 더 강조하고 싶을땐? 인물 얼굴을 더 확대합니다. 타이트 바스트샷으로 들어가는 거죠. 이는 대본을 충분히 보면서 어떤 타이밍에서 타이트하게 들어갈 지 결정해야합니다.

감정이 세지면 세질수록 카메라는 인물에게 더 다가가면 됩니다!

Posted by TTAsoon
얼렁뚱땅 연출 강의2012. 12. 13. 04:50

드라마와 함께하는 얼렁뚱땅 연출 강의 제 3강!



자, 제 2강에서 배웠던 FS에 대하여 복습해볼까요?




 FS으로 장소를 설명하라.

 FS으로 인물이 어떤 상황인지를 설명하라.

 한 씬의 기본은 FS이다!

 

 그 다음에 인물을 자세히 보여주면 모든 게 다 설명된다!!




이에 맞춰서 아래 장면 보시겠습니다. <청담동 앨리스> 1회에서 나오는 장면입니다.




<FS>


회사 사무실인 걸 알 수 있죠? 좀 더 꼼꼼히 보시는 분들이라면, 옆에 있는 옷이나 창의적으로 보이는? 책장 등을 보고 패션 디자인 사무실인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런 정보를 캣취하지 못한다더라도 대사 내용을 곧 이어 들어보면 여기는 세경(문근영)이가 합격한 지앤의류 사무실인 걸 알 수 있지만요.


이 샷 뒤에는 역시 인물을 타이트하게 잡은 바스트샷(BS)이 붙습니다.



<BS>


이를 통해 사무실에 세경(문근영)이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전달되죠!


이 씬이 지앤의류 사무실(세경이가 등장하는 주무대)이 등장하는 첫씬일 겁니다. 즉 위의 FS을 통해서 우리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았고, 이 씬에서 세경(문근영)이 남자 대리와 대화를 하러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 그러면 FS이 정보 전달을 하는 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알았으니 저렇게 FS을 찍으면 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정보 전달 잘 해주고 인물 상황 잘 보여주면 좋은 FS이지요. 


그런데 FS이 그 역할만 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아래 씬을 볼까요?




<FS>




<청담동 앨리스> 2회에서 나온 씬이에요. 며칠동안 연락이 안되고 잠적한 찌질이 남친(남궁민)을 만나기 위해 세경이가 남친 집으로 오는 씬입니다. 


이 풀샷에서 캣취할 수 있는 정보는 뭘까요? 높디 높은 산동네... 좁은 골목길.... 아! 남친이 엄청 가난하구나! 저 뒤로 보여지는 집들의 모습을 보세요. 엄청난 산동네인거에요!


근데 저 풀샷은 단순히 정보만 전달해주는 게 아니에요. 자세히 보세요. 


보세요...




자세히...


마악... 엄청... 외롭고 지친 주인공의 정서가 표현되지 않나요? 처량한 남친, 세경의 처지가 이해되며 정서적으로 마악 불쌍해보이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풀샷은 저렇게 인물의 정서를 표현해주는 샷이기도 합니다. 다음 샷에서 세경의 처량한 얼굴이 더 자세히 보여지지만, 사실 그런 샷을 보지 않더라도 시청자는 이미 저 풀샷에서 인물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의 씬인데 밤씬이 있습니다. 아래를 보시죠...



<FS>


밤씬이니 분위기가 더 살죠? 마악 가슴이 아픕니다. 쿵쾅쿵쾅 훌쩍. 눈물 핑-.


이후에 세경은 남친과 만나게 되고, 둘은 장소를 옮겨서 좀 더 대화를 나눕니다. 아래씬이에요.



<FS>


뒤의 화려한 조명을 뽐내는 빌딩 들이 보입니다. 반면에 인물들은 가난하고 초라해보이는 산동네 놀이터 같은 곳에서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이 씬에서 결국 남친(남궁민)은 세경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둘은 눈물을 펑펑 흘립니다. 저도 막 눈물 찍- 콧물 철철- 흘렸어요. 가난하니까 이제 제발 그만하자고- 희망이 없다고 절규하는 우리 세대. 내 이야기 같어 흑흑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는거죠. 그런데 이미 저 풀샷 하나로 두 사람의 정서나, 두 사람이 처한 빈궁한 처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때때로 씬의 성격에 따라, 풀샷은 정보 전달 + 감정 표현의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것이지요. 



보너스로 한가지만 더 보고 갈게요. 아래는 제가 최근에 열심히 보고 있는 네이버 웹툰의 <덴마> (양영순 작)의 한장면입니다. 



<FS>


양영순 작가님은 FS 연출의 천재인 것 같아요. (물론 스토리나 다른 연출도 잘하시지만)


저는 저 FS을 보며 온몸이 찡-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덴마를 보고 계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라미라는 소녀 가장이 싸늘하게 변한 동생의 주검을 품에 안고 오열하는 장면이에요. 


이 풀샷에서 인물의 절절한 감정이 너무나 잘 전달되고 있죠. 화면의 중앙에는 동생을 앉고 오열하는 라미가 있고요. 화면 위로는 한바탕 난리가 나서 황폐해진 장소의 모습이 보여지고. 곁으로는 허연 인물(전사체)들이 라미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숭고한 듯한 느낌마저 표현해냅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훌륭한 정서 전달의 FS이지 뭐에요!!!!! 


자, 오늘의 강의 내용 정리할게요!!!!!




  FS으로 정보 전달을 충분히 했는가?

 FS으로 해당 씬의 상황이 충분히 전달되는가?

 거기에 덧붙여, 인물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FS이 무엇인지 한번 더 고민하라!

 정보전달+감정전달을 하는 훌륭한 FS을 완성하라!!!!!!




덧붙여. 제작 현장에서는 FS은 무조건 이쁘게 찍어라! 란 불문율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보신 산동네 씬에서도 풀샷이 참 이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원경으로 보이는 집들, 밤씬에 보이는 은은한 조명들. 그럴습니다. FS을 찍을 때, 어떤 각에서 잡아야 이쁜 것인지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 여기서 유의할 것! 무조건 이쁘게 찍어라-란 표현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시면 안됩니다. 그 씬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게 찍으라는 얘기겠지요. 산동네 씬에서도, 가난한 인물들의 처지를 보여주면서도 그에 대조되는 아름다운 조명 불빛을 동시에 담아냈기에 씬의 분위기가 잘 살아났던 거죠. 대본을 꼼꼼히 보고 내용에 맞는 '이쁜' FS을 잡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쁜 FS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한번 다뤄보기로 할게요!

Posted by TTA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