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지니아 공대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전세계가 떠들썩합니다. 왜 안 그렇겠어요. 평화로운 캠퍼스에서 32명이나 총에 맞은 끔찍한 일임은 분명하죠. 범인이 한국인이란 사실에 대해 우리가 남다르게 느끼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바다 건너 벌어지는 일들은 완전히 딴나라 세계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확인한 셈이니까요. 그렇지만 이 사실을 놓고 마치 ‘한국(인)이 죄인인양’ 보도하는 국내 언론들의 행태는 좀 부담스럽군요.


민족이나 국가의 개념으로 묶어내 죄의식을 나눠가져야 한다는 사고 방식에 일단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설령 그런 사고 방식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조승희는 8세부터 미국 문화 속에서 자라온 인물이고요. 설령 한국인 유전자와 피 속에 총기난사 기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면… 우린들 뭐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요. 태생적인 문제를 놓고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습니까. 신이 잘못이지.


워싱턴 포스트지는  모든 한국인이 죄송해하고 있다고 전한바 있군요. 어이쿠 이런 고마워서 어쩌나.


현재로선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인터넷 뉴스 정도가 미국의 총기 문화를 지적하는 기사를 올리고 있군요. 미 수정헌법 2조는 “인민들의 총기 소지와 휴대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총기협회(NRA)는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의 파워를 자랑하는 로비 단체이고요. 총기 소지가 합법인데다가, 이를 쉽사리 규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로비 단체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 총은 통장을 만들면 사은품으로 준다고 하니 그야말로 누구나 총을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문화인거죠(총알도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여). 마이클 무어가 일찍이 <볼링 포 콜럼바인>을 통해 콜럼바인 하이스쿨의 참사는 이러한 총기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죠.


사실 마이클 무어는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갔었습니다. 대량 살상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이 버젓이 돌아가고 있고, 어무니 아부지들이 그곳에서 존나게 일해 월급을 받는 나라. 깡패 국가들에겐 언제든지 미사일을 날려서 혼쭐을 낼 수 있다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나라.  이러한 나라의 문화야말로 총기 사건과 같은 폭력에 대해 사람들을 둔감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라고 말이죠. 게다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는 사람들을 물리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존 논리를 각인시키게 만든, 극심한 빈부 격차도 여기에 한몫을 하는 것이고요.


결국 같은 한국인라서 특별히 죄스러운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뉴스를 찾다보니 이야기가 튀는군요. 아무튼, 아무튼 개인적으로 애도를 표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표할 수 있겠지만,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우리 모두가 미국에게 석고대죄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개인적인 애도를 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좀 간지럽군요. 이 땅에서 벌어졌던 학살 사건들에 대해선 그리 무관심하더니...라고 말한다면 꼴통NL스럽단 소리를 들으려나. 읏흠.


일각에선 이 사건으로 우리나라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비자 면제가 수포로 돌아간다든가, 외교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할 거란 얘기죠. 유학을 준비하던 학부모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군요. 아아. 그렇군요.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저는 이 일 때문에 죄의식을 느끼던 한국인들이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을 수그러뜨리고 전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으로 돌아설까 두렵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미국 측에게 더 혜택을 주자,라고 나서진 않을까요. 적어도 반대 여론은 많이 수그러들겠죠. 흐음.


p.s : 그런데 버지니아 ‘공대’라더니 웬 영문과? 이거 뭔가 수상한데? 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거였군요.

p.s : 사건 발생 직후, 유력한 용의자로 몰렸던 중국계 학생의 이야기. 히밤 조낸 억울.


p.s : 조승희는 중증 오덕후로 몰리는 중. 조씨는 상상 속의 여자친구가 있다며 -그녀의 이름은 스팽키(엉뎅이 찰싹)- 룸메이트에게 자랑을 했다고 함. 이거 쪼금 안습이구나.


2. 말아먹자, 한나라당


최근 들어 한나라당이 넷심이니 뭐니, UCC다 뭐니 하면서 난리를 피우길래 사실 좀 안쓰럽단 생각을 했습니다. 얼매나 피에 사무쳤으면… 이제 그만 편히 쉬셔도 되는 90대 할아버지께서 손주 녀석을 기쁘게 해주려고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해보더니 잘 안되었나 봅니더. 아예 콤퓨타를 두들겨 부수겠다는군요.


현재 한나라당이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1) 선거일 120일전부터 선거와 관계있는 단어를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포함시킬 수 없음

2) 후보 단일화 토론 방송 금지

3) 선거기간 중 촛불시위 금지

4) 허위사실 유포가 선거결과에 중대 영향을 미칠 경우, 당선 무효화

5) 전자개표 금지

6) 카페 및 블로그 등등 단속 강화


2번은 다수당의 횡포라 볼 수 있겠군요. ‘에잇, 새가슴!’이라고 핀잔을 주면 되겠지만, 1번과 3번, 6번은 요즘 시대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군요. 공공영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한다는 이런 논리가 21세기에도 튀어나온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왠지 반한나라당 기류가 서서히 살아날 것 같은 분위기에요.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하여간, 땡잡은 사람들입니다.

3. 오늘의 좋은 뉴스. 당구미녀 로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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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시합이었는지, 누구랑 붙었는지,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자도 독자도 관심없는 듯. 저 역시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찍던 사진 기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정말 먹고 살기 힘드네, 명색이 나도 기잔데”라고 3초 정도 회의에 빠진 뒤, 정말 보람찬 취재였다고 생각지 않았을까... 총정리 요약판은 여기서


4. 예비군

바야흐로 예비군의 계절입니다. 예비군에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까지는 필요없고,  더럽다고 피하지 말아주세요.


Posted by TTA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