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연출 강의2012. 12. 26. 03:53

드라마와 함께하는 얼렁뚱땅 연출 강의 제 4강!


제 4강에서 다룰 내용은 바스트샷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바스트샷은 가슴 정도 윗선으로 인물의 얼굴을 잡는 샷이지요. 

뭐 대략 이런 정도입니다.

영상매체에서 바스트샷은 너무 너무 중요하죠. 

중요한 대사 전달, 배우 감정 전달을 위한 가장 필요한 샷입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바스트샷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드라마는 바스트를 어떻게 찍느냐가 좌우한다는 얘기도 있죠)

영화 스크린이야 매우매우 크니깐 저것보다 더 넓은 사이즈로 사람을 찍어도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TV화면은 훨씬 작죠. (그리고 과거 대형 TV가 나오기전 14-15인치 TV에서는 화질도 안좋기 때문에 사람 얼굴을 잡는 바스트샷이 없이는 누가누군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TV드라마에선 웬만하면 바스트샷을 꼭 잡도록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TV드라마에서의 바스트샷은 영상문법 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타이트하단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청담동 앨리스>를 볼까요?

<BS> 바스트샷


<BS> 바스트샷


문법적으로 정의되는 바스트샷보다는 살짝 더 사람 얼굴이 확대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인물의 가슴선보다는 조금 더 위에서 화면이 잘리고, 인물의 어깨가 살짝 나오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사이즈가 청담동 앨리스의 표준적인 바스트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드라마를 촬영하기 전에, 연출자와 촬영감독 간에 논의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우리 드라마의 바스트샷의 사이즈는 이 정도로 하자'고 말입니다. 


자, 여기서 인물의 감정이 더 폭발하는 대목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네, 인물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 바스트샷을 더 타이트하게 잡습니다. 타이트 바스트샷이라고도 하죠.

아래 그림을 볼까요? 같은 씬에서의 바스트 샷인데 훨씬 더 타이트하게 잡았습니다.


<TBS> 타이트 바스트샷

<TBS> 타이트 바스트샷


아래 그림을 볼까요? 같은 씬에서의 바스트 샷인데 훨씬 더 타이트하게 잡았습니다. 인물의 머리가 살짝 잘리고, 어깨보다 위에서 화면이 잘립니다. 얼굴이 더 확대되어 나오죠. 

이는 감정이 더 터져나오는 순간에 인물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는 경우입니다.

대본을 참고해볼까요?

<이미 헤어지자는 문제로 싸우던 중>


세경(문근영) :  디자이너로 택도 없다는 소리 들으면서 왜 다녀야 되나 싶은데.. 그만 둘 수 없다는 거야. 지금 그만두면 또 언제 취업하나 싶어서.

----여기까지 BS----

----아래부터 TBS----

소인찬(남궁민) :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만나 제발

세경 : 야 소인찬. 너 그 소리 다시 안하기로 했다

소인찬 : 니가 왜 형편없어? 

<이하 생략>


위에서는 늘상 싸우던 문제로 싸웁니다. 배우들의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큰 문제로 싸운단 느낌은 덜하다는 거였죠.

그런데 소인찬의 대사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 만나 제발"에서부터 싸움의 제 2라운드가 펼쳐집니다. 더 솔직하고 더 뜨거운 감정이 터져나오죠. 그냥 싸우는 대화가 아닙니다. 

1라운드가 '헤어지자' '나도 힘든데 너까지 왜이래' '지금 내 사정이 어떤 줄 알아?' 였다면
2라운드는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잘사는 남자 만나 제발'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가?' '우리 둘이 결혼해봤자 미래가 없다' '우리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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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감정이 더 폭발할 때는요? 네- 화면이 더 타이트하게 들어가면 됩니다. 보통 클로즈업 바스트샷 (CS)이라고도 하는데, 뭐 어떻게 표현해도 상관없습니다. 타이트 바스트보다 더 타이트하게요! 이렇게 표현해도 됩니다. 아래 화면을 볼까요?

<CS>

화면의 윗선은 인물의 이마를 자르고 있고요, 아래선은 거의 인물의 목에 걸려있습니다. 

목걸이 보증서를 잊어버리고 인간적인 모욕까지 받은 세경이가 너무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남자친구 소인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헤어지자는 얘기를 듣는 대목이지요. 여기서 세경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세경 : (눈물을 흘리며) 그래. 알았어. 그만하자. 그렇게 원하면 그만하자고.


자. 정리할게요.

인물의 대사와 감정을 전달하는 핵심은 바스트샷입니다.

감정을 더 강조하고 싶을땐? 인물 얼굴을 더 확대합니다. 타이트 바스트샷으로 들어가는 거죠. 이는 대본을 충분히 보면서 어떤 타이밍에서 타이트하게 들어갈 지 결정해야합니다.

감정이 세지면 세질수록 카메라는 인물에게 더 다가가면 됩니다!

Posted by TTA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