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드라마2007. 4. 9. 18:29

 <장준혁(김명민) - 자이젠 고로>

* 원작 소설 : 원작 속에선 무려 43세! 더구나 자이젠(장준혁)은 꽤 남성적인 매력이 풀풀 풍겨나는 사내로 나옵니다. 키 185 cm, 근육질의 탄탄한 체구를 갖추고 항상 자신감 있게 걸어다니거덩요. 자이젠의 아내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품고 있습죠. ‘교코만은 자이젠의 손이 털 많고 마디가 굵은 남자다운 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털 많은 팔에 안겨서 격렬하게 애무 받는 것이 쿄코의 즐거움이었다…’ 흠흠므흣.

그렇지만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가련한 구석이 있기도. ‘자이젠은 올해 75세의 어머니가 건재한 동안 교수가 되어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었으면 하는 평범하지만 강한 욕망이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 자이젠의 가슴에는 어머니에의 따사로운 생각이 가득차서 얼굴에까지 그런 흐뭇한 감정이 떠오르고 있었으나,’ 아득바득 자리에 집착하려는 자이젠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아래에도 나오지만, 사토미는 나름대로 초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죠.

* 드라마 : 일드에서의 자이젠 고로는 꽤 단신... 어느정도 귀염상이기도 하고요. 한드의 김명민이 원작과 좀 더 비스무리하게 남성적인 매력과 목소리를 뽐내고 있습니다. 후후. 서로 나름대로의 매력이…

 


<최도영(이선균) - 사토미 슈지>

* 원작 소설 : 소설 속 사토미(최도영)은 정말 갑갑하고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입니다. 다음은 소설 속에 묘사된 한 구절이죠. ‘기름기 없는 머리를 막 뒤로 긁어 올리며, 창백하고 신경질적인 얼굴 속에서 눈만이 엄숙하게 맑았다

아즈마(이주완)교수의 딸은 그런 사토미를 본 순간 첫 눈에 반합니다. ‘창백한 얼굴에 기름을 바르지 않은 생머리가 흘러내리고 그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위엄있고 맑은 눈이 강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사에꼬는 깊고도 맑은 위엄에 얼이 나간 사람처럼 사또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대신 드라마에 비해 좀 더 융통성(?)이 있습니다. 우가이(우용길) 몰래 수술을 한 것에 대해 자이젠이 잘 좀 둘러대라고 부탁을 하자, “그럼, 자네 시키는 대로 하겠어. 그러나 이번 뿐이야. 이렇게 조리가 닿지 않는 후퇴는”라고 생각보다 쉽게 수긍을 하죠.

* 드라마 : 일드의 사토미는 순수해서 강직한 타입입니뎌. 환자의 고통에 아파하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죠. 학문 외길 인생을 걸어오기 때문에 강인하고 믿음이 가는 타입. 외유 내강 스타일. 한드의 최도영이 오히려 원작 소설과 비슷하죠. 살짝 신경질적인 타입이랄까? 물론 환자에게 지나치게 인간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부분은 좀 민망하기도.


<자이젠과 사토미의 관계>

* 원작소설 : 소설 속에서 자이젠과 사토미는 그리 친근한 사이가 아닙니다. 학부시절에도 그다지 마주 칠 일이 없었다고 하는군요. “사토미 군과 식사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군. 하기야 자네는 병리학 교실에 함께 있을 때부터 사귀기가 힘들었지만…”라고 자이젠이 말하죠.
더구나 사토미는 자이젠을 그리 좋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자이젠 고로가 명랑하게 지껄이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 사토미는 자이젠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발길을 돌려서…’라고  소설 초반부에 나옵니다. 그다지 얼굴을 마주대하고 싶지 않은 껄끄러운 사이. 심지어 사토미는 '자이젠 고로는 인간적으로는 전연 호감이 가지 않는 싫은 녀석이었지만, 자이젠을 제외하고는 그런 어려운 수술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당.

* 드라마 : 한드판은 가히 러브러브 모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서로간의 인간적인 정이 넘치는 끈끈한 사이죵. 술먹고 데려다 주기까지! 일드판에서도 나름 절친한 사이로 나옵니다만, 한드판보다는 훨씬 깔끔하죠... 후후. 물론 마지막회에서는 눈물이 핑- 돌 정도의 신뢰와 우정을 보여줍니다만. 흑흑. (必, 직접 보셔야 할 듯)


<자이젠의 과거>

* 원작소설 : 일드나 한드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추측만 하게끔 만들어 놓은 부분입니다만, 자이젠의 과거가 나오는 군요. 이건 원문 그대로...
‘월수입 5만 7천엔의 조교수 월급 속에서 오까야마 현의 시골에서 홀로 외롭게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송금을 할 때, 자이젠의 가슴에는 가난했던 시절의 일이 되살아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교원이었던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모두 아버지의 조의금과 어머니의 부업, 그리고 장학금으로 진학하였으며… 의학부에 입학한 해부터는 마을의 독지가이며, 개업의인 무라이 세이케이의 원조를 얻어 학문에 열중할 수 있었다. (...) 장래가 촉망되어 자이젠가의 데릴 사위가 된 것이다.

<사토미의 과거>

* 원작 소설 :
학부 졸업 후 오코치 교수(오경환) 밑에서 병리학 공부를 함께 했다고는 합니다. 다만, 자이젠은 학위를 수월하게 따기 위해 병리를 공부하다가 이내 임상으로 돌아서고, 사토미는 혼자서 연구실을 지키며 홀로 병리학 공부를 계속 했죠. 그러던 어느날, 사토미는 연구실 창박으로 보이는 지쳐버린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연구 활동보다는 지금 당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며 임상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그때가 이미 34살.

<사토미의 집안 내력>

* 원작소설 : 사토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토미 졸업 이전에 돌아가시고, 그러던 중 사토미는 나고야 대학 의학부장 딸 미찌요와 결혼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자이젠의 처지와 확연히 차이가 나죠. 출세엔 뜻이 없다고 하지만, 원래부터 엘리트 코스에 놓여있던 일종의 귀족이죠. 이렇게 잘 자란 사람은 열등감이 별로 없어서, 자이젠과는 달리 초연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드와 마찬가지로 그의 형도 의사고요. 물론 형도 윗 사람에게 싸바싸바하는 짓을 잘 못해 그냥 저냥 개업의로 살아가는 처지입니다. 형의 말-“형제 두 사람이 나란히 의학계의 시시한 찬밥을 먹을 필요가 없잖아. 찬밥은 나 혼자로서 충분하다.”

* 드라마 : 일드에선 그저 소박한 조교수로 나옵니다. 그 때문에 자이젠에게 이래저래 충고를 하는 모습이 정말 강인한 사람처럼 보이죠. 안분지족… 하지만 한드에서는 원작 소설에서처럼, 가족들이 의사라고 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준혁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 구석을 보면 좀 얄밉습니다만.

<이주완(이정길)- 아즈마 데이조>

* 원작소설 :
원래부터 소심하고 수완이 그다지 좋지 않은 남자로 나옵니다. ‘사실은 누구 못지않게 소심하고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널 정도의 성격이었는데 겉으로 여유와 위엄에 찬 포즈를 취해 오는 사이에 어느덧 그것이 아즈마 데이조의 독특한 풍모가 되어...’

<우용길(김창완)-우가이>
* 원작소설 : 숱이 적은 머리카락, 붉은 빛으로 윤기나는 얼굴… 일본 드라마와도 비슷하죠. 일드에선 동물적인 에너지까지 풍깁니다만, 한드에선 훨씬 건조해보이죠. 개인적으론 한국판 우가이(우용길)이 훨씬 맘에 듭니다. 머리 숱도 많고.



<이윤진(송선미)- 사에코>
* 원작소설 : 소설에서 첫 등장할 때는 29세, 이후 31,2세까지 나이를 먹죠. 물론 그때까지도 결혼은 하지 않고… 그런데 한드나 일드에 비해 좀 더 사악(?)하기도 합니다. 자이젠이 아즈마(이주완)보다 잘 나간다는 사실을 자기 입으로 아즈마에게 일러바치죠. “(자이젠은) 제 1외과의 차기 교수감으로 독보적인 존재라는 뒷공론이 있더군요”
그러면서 사토미한테는 꽤 적극적으로 작업을 겁니다. 소설의 사토미도 그녀의 이런 반응에 무척이나 흔들립니다. ‘사에코의 가슴에 오열과도 같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 갑자기 사토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 사에코의 하얀 얼굴이 가쁜 듯이 숨을 쉬고, 사토미의 손이 사에코의 볼에 와닿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사에코에게 무너지려는 자세를 사토미는 가까스로 지탱하면서 몸에서 손을 떼었다’ 하악하악.

* 드라마 : 일본판은 살짝 재수없는 타입? -_-; 한국판은 그냥 생각없는 타입. 흐음. 그러나 한국판에서 진정으로 문제가 있는 캐릭터는 이윤진이라기보다, 최도영의 마누라.

<오경환(변희봉) - 오코치 교수>
* 원작소설 : 한국 드라마에서도 나온 부분인데요, 일본 드라마의 오코치 교수는 그야말로 엄정중립을 지키고 있는 사람처럼 보입니다만, 여기서는 100% 순수하게 학문의 길을 지키는 사람만은 아니죠. 나름대로 교수(과장) 선거에 대해서도 유의주시하며 관심을 가집니다. 자이젠 및 다른 후보들이 예상 득표를 적어 놓기도 하구요.

* 드라마 : 일드의 오코치 교수는 그야말로 한 번도 한 눈 팔아본 적 없는, 연구 외길 인생을 걸어온 것 같습니다. 광채를 발하는 눈빛은 그야말로 진실을 꿰뚫어보는 혜안같죠. 자이젠은 오코치 앞에서 쪽도 못 씁니다. 반면 한드에서는 천재와 같은, 기이한 구석을 가지고 있죠.

Posted by TTA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