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영화2010. 7. 1. 18:33

'경제','세계화','민영화','자본주의' 등등의 논리로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들에게 뻑큐를 먹이는 시민단체 '예스맨'들의 이야기.

예스맨들은 다국적기업 DOW의 대변인을 사칭해 BBC에서 생방송 파격적인 내용의 인터뷰를 한다. 다우는 20년전 인도 보팔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업 재해의 피해자들에게 120억불의 피해보상을 하겠노라고...
전세계 언론들은 이를 특종으로 보도하였으나, 결국 다우 측에서 이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 부인하며 그들의 사기극은 막을 내린다.

다우는 예스맨들을 고소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줬다가 뺏은 악랄한 장난이라고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피해자들은 오히려 이 해프닝을 통해 보팔 참사가 잊혀지지 않고 다시금 논쟁거리가 되게끔 만들어 주었다고 감사한다. 예스맨들 역시 얘기한다. 자신들의 거짓말은 고작 2시간이었지만, 다우의 (보상해준다는) 거짓말은 20년이었다고. 그리고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 것 역시, 다우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예스맨들은 이러한 사기극을 통해 세상을 향해 뻑큐를 날린다. 신자유주의, 효율성, 민영화, 자본주의, 무한 경쟁, 경제 논리 등으로 인간됨을 억압하는, 그렇지만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념과 사상들의 실체를 파헤친다. 거짓말을 통해 진실을 이야기하는 셈이다. 그 진실이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

세상을 바꾸고 싶다. 세상을 올바르게 만들고 싶다. 예스맨들의 사기극은 흥겹고 재미나고, 또한 슬프지만 희망을 가지게 만든다.
Posted by TTAsoon